나도 너를 정죄하지 않는다

조회 수 79 추천 수 0 2016.09.21 09:15:39

한해 동안 모든 추수를 마치고 추수할 수 있도록 은혜와 자비를 베풀어 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며 동시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집트에서 탈출하여 40년간 광야에서 유랑할 때에 늘 지켜주셨던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하며 예루살렘이나 혹은 동네 밖에 초막을 지어놓고 한 주간 동안 온 가족이 그 초막에서 지내며 추수의 기쁨을 나누던 초막절이 한창인 때였다. 특별히 이 날은 초막절의 마지막날, 곧 '큰 날'이라 불리는 날이었다. 초막절 첫째 날과 마지막 날은 '큰 날'로 불렸고 특별히 중요한 날로 지켜졌다.

 

이날 예수님은 일찍부터 예루살렘 성전에 올라오셔서 성전으로 몰려드는 사람들에게 천국의 복음을 전하고 계셨다. 이런 귀중한 시간에, 예수님을 시기하여 넘어뜨리려 하던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 간음하다가 현장에서 잡힌 한 여인을 붙잡아 예수님이 말씀을 가르치고 계시던 예루살렘 성전으로 붙잡아 온 것이다. 아, 오늘은 초막절 마지막날,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추수를 주심에 감사를 드리는 그 큰 날이 아닌가! 

 

이들은 예수님을 향한 분노를 속으로 감춘채, 겉으로는 정욕의 노예가 되어 죄에 넘어간 한 가련한 여인을 향한 분노를 표출하며 예수님께 "돌로 쳐야 하겠는가?"를 묻는다. 예수님은 몸을 숙여 땅바닦에 속가락으로 글을 쓰시다가 일어나셔서 이들에게 이렇게 말하셨다. "너희 중에 죄없는 자가 먼저 돌로 쳐라."

 

이 여인은 죄를 지었다. 유대 사회에서 율법에 따라 돌에 맞아 마땅한 간음죄를 범했다. 이 간음으로 인해서 이 여인의 남편이나 혹은 그 상대방 남자의 아내는 상처를 입고 그 가정이 파탄에 이르거나 혹은 깊은 상처로 일평생 고통을 당할 가능성이 많다. 그래서 이들은 이 여인을 향해 분노한다. 그러나 한편 이 여인은 정욕에 사로잡힌 연약한 한 인간에 불과하다. 그를 돌로 쳐죽인다 해도 또 다른 사람은 그 길을 가게 될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또 그들을 돌로 쳐 죽일 것이다. 하나님이 원하신 것은 그런 세상인가? 사람이 서로가 서로를 엿보고 감시하고 기회만 오면 법을 이용해서 서로 죽고 죽이는 사회를 원하신 것일까? 그렇지 않다. 하나님이 미워하신 것은 죄다. 하나님은 죄인을 불쌍히 여기신다. 그러나 죄는 미워하신다. 죄가 사람을 바른 길에서 떠나게 만들고 그 인생을 파멸로 이끌기 때문이다. 

 

연약해진 인간의 마음이 죄로 물들고 육체의 하수인이 되어 육체의 길을 걸을 때, 인류를 불쌍하게 여기신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셔서 그 보혈로 말미암아 우리가 지은 죄를 용서해 주시고, 그 뿐만 아니라 죄를 이기고 승리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신다.

 

다시 서리관들과 바리새인들, 그리고 이 여인에게로 돌아가보자. 분노로 돌맹이를 손에 들고 모여들었던 군중들은 예수님의 말씀에 모두 돌맹이를 내려놓고 자리를 떠나자, 예수님은 이 여인에게 이렇게 말씀하신다: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아니하노니 가서 다시는 죄를 짓지 말라" --- 여기서 자세히 보자. 예수님이 죄지은 여인을 정죄하지 않으신다. "나도 너를 정죄하지 아니하노니"(요한복음 8:11).

 

예수님께서 "나는 세상의 빛이라"(요한복음 8:12) 말씀하시자, 바리새인들은 예수님을 향하여 예수님의 주장이 옳지 않고 말하자,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신다. "너희는 사람의 기준으로 판단하나, 나는 아무도 판단하지 않는다"(요한복음 8:15, 조연형 역).

나는 오늘 이 말씀을 읽으면서 온갖 과거의 일들이 떠올랐다. 주로 내가 다른 사람을 정죄하고 판단했던 일들이었다. 예수님도 명백한 죄인에 대해서까지 정죄하지 않으셨는데, 왜 나는 정확한 근거가 없는 이야기에까지 열을 올리고 다른 사람들을 정죄했을까? 왜 예수님이 하지 않으신 '정죄'를 나는 하고 살았을까?

 

주님은 제자들에게 "다른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마태복음7:1)고도 말씀하셨고, 바리새인들에게도 "나는 어느 누구도 판단하지 않는다."(요한복음 8:15)고 하셨다. 예수님은 분명히 마지막 심판자의 자리에서 모든 이들을 판단하시지만, 이 땅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향하여, 그들의 과거로 인해서 그들을 비난하거나 그들의 미래를 판단하고 정죄하지 않는다. 끝까지 인내하시고 기다리시는 주님의 사랑이 거기에 가득 들어있다. 나는 어떻게 예수님처럼 나를 해치려 하는 자, 넘어뜨리려 하는 자, 느린 자, 변화하지 않는 목이 곧은 자들을 기다릴 수 있을까? 여기에 주님의 은혜가 반드시 필요하다. 

 

'정죄'는 그리스어로 '카타크리노'(κατα + κρίνω)로 쓴다. 반면, '판단'은 그리스어로 '크리노'(κρίνω)로 쓴다. 예수님은 다른 사람을 판단하지 말라고 하셨고, 정죄하는 것은 더욱 말리셨다. 자, 이제 나는 어떻게 할까? 당신은 어떻게 하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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