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관계와 영성생활, 도의 관계
결혼한 부부에게 있어서 영성생활은 부부관계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잠깐 기도하기 위하여 특별히 한시적으로 각방을 쓰는 것은 괜찮겠지만 영성생활을 포함한 일상 생활에 있어서 부부가 함께 하도록 이렇게 권고한다:
"서로 물리치지 마십시오. 여러분이 기도에 전념하기 위하여 얼마 동안 떨어져 있기로 합의한 경우에는 예외입니다. 그러나 그 뒤에 다시 합하십시오. 여러분이 절제하는 힘이 없는 틈을 타서 사탄이 여러분을 유혹할까 염려되기 때문입니다."
(고린도전서 7:5, 새번역)
깊은 영성은 부부관계, 가정에서부터 자라나고 성장하여 능력이 된다. 그리고 그 깊고 자애로운 영성이 우리의 이읏에게로 퍼져나가게 된다. 이런 방법으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세상을 섬길 수 있다.
6-7세기 수도자인 고백자 막시무스(St. Maximos the Confessor)는 이렇게 말한다:
"하나님을 향한 완전한 사랑의 실현과 증거는 이웃을 향한 호의적이고 자원하는 참된 태도입니다." (신학, 하나님의 경륜, 덕과 악덕에 관한 본문, 36번, 필로칼리아 2권)
부부 사이에 자라나는 사랑과 자비, 존중, 믿음, 영성의 씨앗이 잘 정리되고 비옥한 밭에 떨어져 조금씩 자라나서 결국 이웃을 향한 완전한 사랑의 형태로 하나님께 올려 드리게 된다. 흥미롭게도 부부관계와 도의 관계를 중용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君子之道(군자지도)는 造端乎夫婦(조단호부부)이니
及其至也(급기지야)하여는 察乎天地(찰호천지)하니라.
군자의 도는 필부에서 실마리가 만들어지니,
그 지극함에 이르러서는 천지에 밝게 드러난다. (중용 12장)
부부관계는 신비 그 자체이다. 셋이 하나가 되는 삼위일체를 우리가 정확히 이해할 수 없듯이, 둘이 하나가 되는 부부의 신비도 우리는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 그러나 그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는 우리가 오늘 어떻게 나의 배우자를 사랑하며 존중하며 섬길 것인가 다시 한번 고민해 봄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