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하나님 안에 거하는 것은 상상만 해도 형용할 수 없는 환희가 아닐 수 없다. 이 죄인이 주님 안에서 죄를 용서받고 하나님의 자녀 되어서 이제 하나님 안에 거하는 자가 되었으니 이보다 더한 기쁨이 어디 있을까!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누구든지 다 이 단계에 이르러야 한다. 그래야 참 믿음의 맛을 알 수 있다. 가족과 떨어져 수도원에 살지 않아도 된다. 세상을 떠나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된다. 수도복을 챙겨 입거나 머리를 밀지 않아도 된다.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먹을 때에, 우리가 먹은 말씀이 우리 가장 깊은 곳에 박히고 새겨져서 우리의 속사람과 겉사람을 모두 변화시키시고, 주님을 닮은 사람으로 나아가면서 우리는 오직 하나님 안에서만 발견되어질 때에, 바로 그 때 우리는 관상의 단계를 경험하게 된다. 거룩한 독서를 통하여 우리가 주님 내 안에, 내가 주님 안에, 그리고 우리가 주님 안에 주님이 우리 안에 거하시는 그 신비란… 우리는 거룩한 독서를 통하여 하나님과의 연합의 신비를 알게 될 것이다.

 

거룩한 독서는 하루 중 언제하는 것이 적당한가?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일은 하루 중 언제 하는 것이 가장 적당한가하는 질문은 매우 유익하다. 이 내용을 살펴보기 위해서 우선 베네딕도 수도원 수도사들의 실천내용을 살펴보는 것은 도움이 된다. 베네딕도 수도원의 경우, 오전에 한 시간에서 두 시간씩 개인적으로 시간을 내어 거룩한 독서를 하고 있다. 어떤 수도사의 경우, 오전 시간 뿐만 아니라 저녁의 자유시간에도 거룩한 독서의 시간을 갖는다고 하는데, 이로 보아 수도사 개인에 따라 해당 수도원의 규칙 가운데 거룩한 독서 시간 갖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관행에 있어서도 모든 베네딕도 수도원이 동일한 것이 아니라 각 수도원 마다 각 수도원의 수도규칙에 따라 성무일도의 횟수와 모임 시간을 정하고 거기에 따라 거룩한 독서의 시간을 배치하게 된다.

필자가 거룩한 독서를 12년 이상 계속 실천해 오면서, 개인적으로 찾아낸 가장 좋은 시간은 이른 아침 혹은 아침시간이다. 시편 기자는 “주의 말씀을 조용히 읊조리려고 내가 새벽녘에 눈을 떴나이다”(시편119:148, 공동번역의 경우 “새벽녘에” 대신에, “뜬눈으로 밤을 지켜보며”라고 번역하기도 함)라고 노래했고, 다윗은 “아침마다 당신의 사랑을 찬양합니다”(시편59:16b)라고 고백했다. 우리도 아침에 조금 일찍 일어나 기도하고, 그날 읽을 정해진 말씀을 펴서 말씀을 듣기 시작하면, 마치 먼지로 만들어진 아담이 막 생명을 받고 일어나 하나님을 바라보는 것처럼, 신선하고 깨끗한 마음으로 우리 앞에서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된다. 하나님은 말씀하시고 우리는 듣는다. 세상의 번잡함이 나를 잠식하기 전에 먼저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 마음 가득 채워지면, 주님이 주시는 기쁨과 평안 가운데 주님과 동행하며 그날 주어진 많은 일들을 담대하고 지혜롭게 풀어 나갈 수 있게 된다.  

 

거룩한 독서는 어디를 본문으로 선택해서 하는가?

 

우선 복음서로 시작하는 것이 가장 유익하다.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생명의 말씀들과 행하셨던 많은 기적과 치유의 사역을 읽으면서 우리는 예수님의 말씀을 친히 그 가르침의 현장에서, 사역의 현장에서 듣게 된다. 거룩한 독서를 통하여 우리는 예수님께 직접 말씀을 듣고 감동하며 새로워지고 기쁨과 평안의 강에 머물게 된다. 이렇게 신약의 복음서들로 시작하여 신약의 나머지 책들을 읽어나가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이와 더불어 구약의 말씀도 창세기부터 말라기까지 읽어나가면 하나님의 말씀을 빠짐없이 자세히 들을 수 있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마태복음부터 시작해서 신약 전체를 꾸준히 거룩한 독서를 통해 묵상해 나가기를 권고한다. 교회의 지도자들이나 신학생, 교회의  평신도 지도자들의 경우, 매일 신약의 한 부분을 거룩한 독서로 묵상해 나가면서, 어느 정도 훈련이 되어 익숙해 진 후 구약 각 한 곳, 그리고 열정이 있고 시간이 허락된다면 이와 동시에 신약의 다른 부분들도 계속 묵상해 나가는 것을 권한다. 대부분의 목사들과 마찬가지로, 필자도 목사로서 매일 아침마다 하나님의 말씀을 세 시간 이상씩 집중해서 듣고, 기도하며, 연구하게 되는데, 늘 거룩한 독서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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