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기도(Oratio, 오라찌오)

 

기도는 하나님과의 인격적인 만남이다. 로스토프의 성 디미트리(St. Dimitri of Rostov, 17세기)는 “기도란 정신과 생각을 하나님께 향하는 것이다. 기도한다는 것은 정신을 가지고 하나님 앞에 서며, 동요함 없이 하나님을 응시하며, 경건한 두려움과 소망을 가지고 하나님과 대화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i] 우리는 이제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하나님과의 대화로 들어가는 문 앞에 서게 된다.

 

그러면 우리는 무엇을 가지고 하나님께로 나아갈 것인가? 무엇을 기도할 것인가? 절대절명의 위기의 순간에 있다면 당연히 그 두려움이 너무나 커서 나도 모르게 내 영혼 저 속에서부터 하나님께 부르짖게 될 것이다. 그러나 성경은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진리를 가르쳐 준다. 예수님께서 한밤중에 성난 파도와 싸우며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제자들에게 갈릴리 호수를 걸어서 찾아 오셨다. 제자들이 귀신이라 외치며 두려워할 때 예수님께서 “안심하라, 내니 두려워하지 말라”(마태복음14:27)라고 말씀하셨다. 베드로는 예수님께 부탁하여 거센 파도위를 걷고자 했고, 예수님께서 그를 “오라”(29)하시자 베드로는 물결이 높은 갈릴리 호수를 걸었다. 여기서 다시 한번 상황을 살펴보면, 지금까지 밤새 여러시간 동안, 제자들은 거센 파도와 싸우며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성난 파도로 말미암아 생명까지 위험할 수 있는 지경이었다. 그런데 바로 거기에 이제까지 산에서 기도하시던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고난의 상황을 아시고 그들을 구해주시려고 찾아오신 것이다. 다시 말하면, 주님은 우리의 고통과 아픔을 모두 아신다는 것이다. 강대국 애굽에 국무총리 가족들로 초청되어 갔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세월이 지나 애굽에서 노예로 전략하고 감당키 고된 노동으로 말미암아 탄식하며 하나님께 부르짖을때 하나님은 이미 그들의 고통을 알고 계셨고, 그들의 신음소리와 고통소리를 들으셨다(출애굽기2:24)고 했다. 주님은 우리가 부르짖기도 전에 이미 우리의 고통과 신음, 절망과 좌절, 위기와 두려움을 모두 알고 계시며 보고, 듣고 계신 것이다. 그래서 무엇을 기도할 것인가?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나도록 도와 달라고 기도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 우리 아버지 하나님, 그리고 예수님의 역설이 있다.

 

다시 베드로의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베드로와 제자들은 지금 파도로 말미암아 생명이 위험한 지경에 이르러 위기감에 가득차 두려운 마음으로 죽을 힘을 다해 노를 젖고 있었다. 거기에 예수님이 나타나셨다. 베드로가 예수님을 향해 물 위를 걷다가 거침없이 다가오는 성난 파도를 바라보았다. 이미 예수님이 거기 오셨는데, 그들과 함께 하고 계신데 베드로는 예수님을 바라보기 보다는 성난 파도를 바라보자 이내 두려운 마음이 들었고 그는 물 속으로 빠져 들어가기 시작했다. 다시 말하면 두려운 상황 속에서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은 예수님을 바라보는 것이다. 물론 그 상황을 넘기게 해 달라고 기도할 수도 있겠지만, 또 우리가 종종 그렇게 기도하지만, 그것은 잠시 잠깐의 방편인 것이다. 우리가 늘 주님과 함께 있으면 주님께서 우리를 다스려 주신다. 주님은 언제 어디서든지 우리를 지켜 주시는 분이시다. 그래서 예언자들과 시편 기자들은 반복해서 “주님이 다스리신다. 우리 하나님께서 다스리신다”(역대상 16:14, 시편9:7-8, 29:10, 93:10,  96:10, 98:9, 105:7, 146:10, 이사야 40:10, 에스겔12:10, 다니엘4:26, 6:26)라고 큰소리로 외친 것이다.

 


[i] 발라모의 카리톤 편집, 기도의 기술 (은성출판사, 2000), p.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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