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의 단계에 이른 사람은 그 중심부터 완전히 변화되기 때문에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게 된다. 그 결과 세상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온전히 실행하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아가게 된다. 이로써 사랑이 온전히 꽃을 피우게 된다. 그리고 이런 사람은 하나님의 사랑을 일상에서 이루며 살아가게 된다. 영의 문제는 물질세계의 문제와 하나이다. 영의 문제는 물질세계를 지배한다. 하나님의 나라를 맛본 사람은 더 이상 세상을 사랑하지 않게 된다.

 

관상은 이처럼 초월적인 영적 세계로의 초대이며 주님께서 우리에게 신비의 세계를 열어 주시는 것이지만, 이런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를 통하여 우리는 더욱 새로워지고 온전해지며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사람들이 된다. 기독교 역사 속에서 성 그레고리(St. Gregory, 갑바도기아 교부, 329/330-389/390)는 관상의 세계에 들어가고 하나님과의 만남을 준비하기 위하여 외적 활동을 쉬는 것이 필요하며 중요하다고 생각한 반면, 성 바실(St. Basil, 갑바도기아 교부, 329/330-379)은 관상의 결과로 이루어지는 것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 기도와 더불어 하나님의 사람, 성령의 사람으로서 이 땅에서 적극적인 삶을 이루어 나가야 할 것을 권장하였다. 독일의 도미니크회 설교자인 마이스터 에크하르트(Meister von Eckhart, c.1260–c.1328)는 설교에서 관상을 이렇게 표현하였다: ”누군가가 성 바울처럼 삼층천을 방문하는 황홀경에 빠져 있는데 어떤 병자가 그로부터 국 한 그릇을 얻어 먹어야 할 처지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나는 사랑을 위해서 황홀경을 버리는 것이 훨씬 더 낫다고 생각할 것이다”.[i] 마이스터 에크하르트와 유진 피터슨에게 관상이란 읽은 말씀을 살아내는 것을 의미한다. 관상의 삶은 특별한 삶이 아니며, 기독교적 삶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러나 그것은 반드시 말씀대로 살아낸 삶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ii]

 

‘거룩한 독서’에 있어서 관상의 단계에 이르는 것은 ‘거룩한 독서’를 수행하는 모든 이들의 소망일 것이다. 특별히 현대 그리스도인들에게 있어서 관상의 단계를 쉽게 경험할 수 없기 때문에 관상이란 정말 요원한 것이 되었다. 그러나 관상의 단계에서 하나님이 열어주시는 천상의 세계에 초청받아 그 신비한 세계에 들어가 하나님의 영광과 환희, 사랑과 기쁨으로 가득찬 하나님의 나라를 맛보기 열망하는 사람은 결국 하나님의 은총을 덧입어 그 나라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나라를 맛본 사람은 성 바실과 마이스터 에크하르트, 유진 피터슨의 주장과 같이 그들의 모든 일상의 삶 자체가 하나님 안에서만 나타나게 되고, 그럼으로 늘 하나님 안에 거하며, 하나님이 그의 안에 거하는 거룩한 동행이 이루어지게 된다. 이에 관한 주님의 말씀을 들어보자:

 

“너희가 내 안에 거하고 내 말이 너희 안에 거하면 무엇이든지 원하는 대로 구하라 그리하면 이루리라”(요한복음15:7)

 

내 안에 거하라 나도 너희 안에 거하리라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아니하면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음 같이 너희도 내 안에 있지 아니하면 그러하리라”(요한복음15:4)

 

“너희는 처음부터 들은 것을 너희 안에 거하게 하라 처음부터 들은 것이 너희 안에 거하면 너희가 아들과 아버지 안에 거하리라”(요한일서2:24)

 

“그의 계명을 지키는 자는 주 안에 거하고 주는 그의 안에 거하시나니 우리에게 주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그가 우리 안에 거하시는 줄을 우리가 아느니라”(요한일서3:24)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사랑을 우리가 알고 믿었노니 하나님은 사랑이시라 사랑 안에 거하는 자는 하나님 안에 거하고 하나님도 그의 안에 거하시느니라”(요한일서4:16)

 

“그의 성령을 우리에게 주시므로 우리가 그 안에 거하고 그가 우리 안에 거하시는 줄을 아느니라”(요한일서4:13)

 


[i] 유진 피터슨, 책을 먹으라, p. 194.

[ii] 유진 피터슨, 책을 먹으라, p. 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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