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와 ‘묵상’의 단계에서는 우리의 몸과 정신과 마음이 하나님의 말씀 가운데로 들어가 거하면서 주님의 말씀을 듣고 생각하고 돌아서며 회개하고 주님의 마음을 깨닫게 되는데, 이제 이 ‘기도’의 단계에서는 우리가 하나님과 양방통행, 즉 대화를 이루게 된다. 이제까지 내가 하나님의 말씀을 들었고, 그 들은 말씀을 곰곰히 생각하며 음미하고 그 말씀 속에 들어가 있었다면, 이제는 그 말씀하시는 주님, 곧 그 로고스(말씀)이신 주님과 대화를 주고받는 단계로 들어가는 것이다.

 

대화는 양방향이다. 자신의 욕심으로 형 에서의 마음을 낙담시키고 장자권과 더불어 축복권까지 빼앗아 달아나던 야곱이 루스 땅에서 야영을 하게 되었다. 두려운 마음과 죄책감, 외로움과 후회감까지 몰려드는 가운데 피곤에 지쳐 돌베게를 베고 잠이 든 야곱에게 하나님이 나타나셔서 그에게 복을 주리라고 약속하셨다(창세기29장). 야곱은 잠에서 깨어 일어나 자기가 베게하며 잤던 그 돌을 기둥으로 세우고 그 위에 기름을 붓고 그 곳 이름을 벧엘, 곧 ‘하나님의 집’이라 부르면서, 이렇게 하나님께 말씀드리며 약속했다: “하나님이 나와 함께 계셔서 내가 가는 이 길에서 나를 지키시고 먹을 떡과 입을 옷을 주시어… 여호와께서 나의 하나님이 되실 것이요…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모든 것에서 십분의 일을 내가 반드시 하나님께 드리겠나이다”(창세기28:20-22). 여기에서 나타나는 기도는 양방향이다. 하나님께서는 야곱의 꿈 속에서 복을 주리라 말씀하셨고, 야곱은 꿈이 깨어 약속의 말씀을 드렸다. 비록 서로간에 다른 상황에서, 즉 꿈 속에서 말씀하신 하나님과 야곱이 잠이 깨어 이에 응답하는 대화는 분명히 우리 눈에 차이가 있지만,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에 늘 귀기울이시는 분이시기에 이는 양방향이다. 우리가 확신하는 바와 같이, 하나님은 늘 우리 기도를 들으신다. 그래서 다윗은 이렇게 고백하였다: “기도를 들으시는 주여, 모든 육체가 주께 나아오리이다”(시편 65:2). 영이신 하나님은 우리와 음성으로도 대화하시지만 주로 영으로 대화하신다. 우리의 대화 방법이 주로 음성과 생각, 마음이라면 하나님은 그 음성을 넘어서서 영으로 우리를 만나 주시고 대화하신다.

 

대화는 동의가 될 때도 있고 동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때도 있다. 이해가 갈 때도 있고 이해가 가지 않을 때도 있다. 야곱이 삼촌 라반의 집에서 결혼도 하고 자녀도 얻고 거부가 되어 이스라엘 땅 아버지에게로 돌아올 때에 고향이 가까워오면 가까워 올수록 그는 자기가 형 에서에게 저지른 죄로 말미암아 보복을 받을까 염려하며 두려움에 휩싸이게 되었다. 온 식구들과 모든 가축들을 얍복 강 건너로 보낸 후, 야곱은 혼자 남아 하나님께 부르짖었다. 야곱은 밤새 포기하지 않고 하나님의 한 천사를 붙들고 밤이 새도록 씨름을 하게 된다. 의견의 일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천사가 야곱의 환도뼈를 위골시킨 후 말하기를 “네 이름을 다시는 야곱이라 부를 것이 아니요 이스라엘이라 부를 것이니 이는 네가 하나님과 및 사람들과 겨루어 이겼음이니라… 거기서 야곱에게 축복한지라”(창세기32:28-29) 하였다. 하나님과의 대화 가운데 우리가 의뢰하고 부탁드리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하나님은 종종 우리의 간구를 어떤 이유로든지 거절하실 수도 있고 또 우리가 간구하는 것보다 훨씬 더 나은 것으로 베풀어주시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우리의 간구에 못이겨 우리의 뜻을 들어주시는 경우도 많다.

 

이와같이 기도는 하나님과의 대화이다. 베드로는 예수님의 질문에 훌륭한 대답을 하기도 했으나(“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시니이다,” 마태복음 16:16), 자기 착각에 빠진 대답으로 하나님께 책망을 듣기도 했다(“주여 그리 마옵소서 이 일이 결코 주께 미치지 아니하리이다,” 마태복음16:22-23). 베드로가 보여준 바와 같이 예수님은 살아계신 분이시고, 우리는 그분과 대화할 수 있다. 이것이 오늘 우리의 기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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